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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은 결과적으로 보면 유가를 일시나마 크게 위축시킨 사건이다. 분서의 영향 때문에 현재 전해지는 중국의 고서 중에 기원전 3세기 이전의 것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진의 멸망과 전한의 건국을 거치면서 각지에서 고대의 경전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기본적으로 고전의 복구작업 중 가장 먼저 이루어진 방식은 고경들을 외우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기억한 내용을 다시 옮겨 쓰는 작업이었다. 한나라 초기에는 시경, 서경, 예기, 춘추의 4 경이 모조리 복원된다. 주역은 애초에 점치는 책으로 분류되어 분서갱유의 화를 피했고, 악경은 발견되지도 암송되지도 않아 사라졌다.
이렇게 복원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경전은 당대의 문자로 기록하게 된다. 당대의 문자란 이미 진나라에서 노예(하급관리)들도 읽을 수 있도록 단순화되고 규격화된 예서(隸書)를 말하는 것이다. 한나라 당대의 문자로 쓰여진 경서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새로 구술을 통해 복원된 경전을 ‘금문경(今文經)’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의 기억에 의존한 복원 작업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책을 외운 사람에 따라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고, 필사본 시대에 작성된 책이라 글자가 좀 달라지면서 내용이 바뀌는 일도 흔했다. 결국 이걸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학문이 필요했는데 이게 바로 한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훈고학(訓詁學)이다. [효경한글역주, 김용옥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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