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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四書) 독해/중용(中庸) 한문 문법(文法) 분석

[중용(中庸) 제20장 구경장(애공장)(九經章(哀公章))-4] 성은 하늘의 도리고 성에 가는 것은 사람의 도리다 / 범사예즉립 불예즉폐 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凡事豫則立 不豫則廢 誠者 天..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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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凡事豫則立, 不豫則廢. (범사예즉립 불예즉폐)

모든(凡) 일이(事) 사전에 단속해서 정해지면(豫則) <확고하게> 서고(立), 사전에 단속하고 정해지지 않으면(不豫則) 폐해진다(廢).

 

* "예豫"와 "전정前定"은 같은 뜻이다. "예豫”에 관해서는 『예기』 「학기學記」에 용례가 있다: “대학의 교육방법에 있어서, 학생들이 오류를 범하기 전에 사전에 조여 금지시키는 것을 예豫라고 일컫는다.大學之法, 禁於未發之謂豫.”

 

言前定則不跲(언전정즉불겁), 事前定則不困(사전정즉불곤), 行前定則不疚(행전정즉불구), 道前定則不窮(도전정즉불궁).

말이(言) 미리(前) 정해지면(定則) 헛디디지 않고(不跲), 일이(事) 미리(前) 정해지면(定則) 곤란하지 않고(不困), 행동이(行) 미리(前) 정해지면(定則) 꺼림이 없고(不疚), 도가(道) 미리(前) 정해지면(定則) 궁색함이 없다(不窮).

 

* 跲(겁): 넘어지다, 헛디디다, 미끄러지다. 

* 疚(구): 고질병, 상, (병으로) 고생하다, 가난하다, 부끄러워하다. 

 

* '不'은 뒤에 있는 동사나 형용사를 부정하고, '非'는 뒤에 있는 명사를 부정한다. 즉, '' 뒤에 명사가 있어도 반드시 동사나 형용사로 만들어서 부정해야 한다.

 

20.17 在下位不獲乎上(재하위불획호상), 民不可得而治矣(민불가득이치).

아랫자리에(下位) 있으면서(在) 윗사람에게(乎上) 얻지 못하면(不獲), 백성을(民) 다스릴(治) 수 없다(不可得而) / 백성을(民) 얻어서(得) 다스릴(治) 수 없다(不可而).

 

* 왜 갑자기 "재하위在下位, 불획호상不獲乎上" 운운하는 말이 나왔을까? 앞 절에서 “범사예즉립凡事豫則立"이라 했으므로 의미의 맥락상 “재하위在下位" 운운한 것은 "예豫"라는 개념과 상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교적 과제는 수신의 내면적 덕성을 사회화시키는 작업 이 중요하다. 따라서 윗사람으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얻어 다스릴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가치가 사회화되지 않는 것이다. 상위자의 신임을 획득하는 방법은 상위자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로부터 보다 가까운 관계로 비근화近化시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그 "미리함" 즉 "전정"은 상위자로부터 친구로, 친구로부터 어버이로, 어버이로부터 자기 몸으로 내면화되어 간다. 그리고 "자기 몸" 속에서 드디어 "성"을 발견하게 되고 또 "선"의 본질을 밝혀나가게 되는 것이다. 

 

* 술어의 의미를 보조하는 '가능(~할 수 있다 / ~할 만하다)'의 보조사 '可, 能, 得, 足'은 서로 기능과 의미가 통한다. 즉, '可' 대신 그 자리에 '能', '得', '足'을 써도 된다. 그리고 이들은 ''가 붙어서 '可以, 能以, 得以, 足以'로도 쓰인다. 그런데 ''가 붙으면 '주어+可以+술어' 구조로만 해석되고, ''가 붙지 않으면 '목적어+可+술어' 구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목적어를 술어 앞으로 도치해 강조한 것이다.

 

獲乎上有道(획호상유도), 不信乎朋友(불신호붕우), 不獲乎上矣(불획호상의)

윗사람에게(乎上) 얻는 것에는(獲) 방법이(道) 있으니(), 친구에게(乎朋友) 믿음을 주지 못하면(不信), 윗사람에게(乎上) 얻지 못하고(不獲)

 

* '有(無)'는 장소가 앞에 나오고, '在'는 장소가 뒤에 나온다. 즉, '장소+有(無)+A'로 쓰이고, 'A+在+장소'로 쓰이고, '장소에 A가 있다'라고 해석한다. 

 

順乎親有道(순호친유도), 反諸身不誠(반저신불성), 不順乎親矣(불순호친의);

부모님께(乎親) 효순하는 것에는(順) 도가 있으니(有道), 자기에게(諸身) 돌이켜(反) 성실하지 못하면(不誠), 부모에게(乎親) 효순하지 못하고(不順);

 

誠身有道(성신유도), 不明乎善(불명호선), 不誠乎身矣(불성호신의).

몸을(身) 성실하게 하는 것에는(誠) 도가 있으니(有道), 선에(乎善) 밝지 않으면(不明), 몸에(乎身) 성실할 수 없다(不誠).

 

20.18 誠者, 天之道也(성자 천지도야); 誠之者, 人之道也(성지자 인지도야)

성실함이란 것은(誠者), 하늘의(天之) 도리이고(道也); 성실하려고 하는 것은(誠之者), 사람의(人之) 도리다(道也)

 

* 성誠이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덕목이 아니라, 인간과 천지의 관계, 즉 인간과 하느님(=귀신)의 관계를 규정하는 말이었다. 하느님의 성실함을 믿고, 그 성실함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나의 성실함을 발현한다는 뜻이었다.

 

* 여기 "천天"은 단순히 "천지天地"의 축약태일 수도 있지만, 그 근원에는 귀신鬼神의 의미가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상제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중원中原의 사람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디비니티 Divinity를 존재 Existence로 생각하지 않았다. 

 

* "성자誠"는 성誠 그 자체이다. "성지자誠之者"의 "지之"는 구체적인 지시체를 가질 때도 있지만, 그러한 지시체가 없이 앞의 글자를 동사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접미사일 수도 있다. "성"은 칸트가 말하는 물자체 Ding-an-sich에 비유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지"는 그 물자체로 접근해 가는 인간의 노력이며 과정이다. 과정은 필연적으로 동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동사적 세계일 수밖에 없다. 명사적 이상은 성聖the Sacred의 세계며, 동사적 과정은 속俗the Profane의 세계이다. 맹자는 "성지자誠之"를 "사성자思誠"로 바꾸었다. 성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성에게로 끊임없이 접근하는 노력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바꾼 것이다.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성자 불면이중 불사이득 종용중도 성인야)

성실함이란 것은(誠者), 힘쓰지 않더라도(不勉而) 들어 맞고(中), 생각하지 않더라도(不思而) 얻고(得), 침착하게 덤비지 않더라도(從容) 도에 맞으면(中道), 성인이다(聖人也).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성지자 택선이고집자야)

성실해지는 것이란(誠之者), 좋은 것을(善) 선택해서(而) 그것을(之) 굳게 잡는(固執) 것이다(者也).

 

* '者'는 문장 끝에 위치해 목적어로도 쓰이지만, 기본적으로 주어로서 술어 앞에 위치하므로 술어를 찾는 단서다. '者'는 우리말로 '~것, ~사람' 등으로 해석되며, '주어+술어' 문장구조의 주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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