矣(의)
① 어조사 구 끝에 쓰여서 진술·필연·추측·가능성을 나타낸다. 사건이 발전, 변화하는 과정을 서술하며, '~것이다' '되다' 등으로 해석하거나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
微管仲, 吾其被髮左衽矣. (《論語》〈憲問〉)
관중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섶을 왼쪽으로 여미었을 것이다.
今臣之刀十九年矣, 所解數千牛矣. (《莊子》〈養生主〉)
16 지금 신의 칼은 [사용한 지] 19년이나 되었고, [이 칼로] 발라낸 소가 수천 마리나 됩니다.
使梁睹秦稱帝之害, 則必助趙矣. (《戰國策》〈趙策三〉)
만일 위(魏) 나라가 진왕(秦王)이 황제라 칭했을 때의 피해를 안다면(睹), 반드시 조나라를 도울 것이다.
先生處勝之門下, 幾年於此矣! (《史記》〈平原君處聊列傳〉)
당신은 나 조승(趙勝)의 문하로 들어온 지 지금 몇 년이 되었다.
誠如是, 則覇業可成, 漢室可興矣. (《三國志》〈蜀書 諸葛亮傳〉)
진실로 이렇게 하면 패업은 성공할 수 있으며, 한나라 왕실은 부흥할 것이다.
② 어조사 감탄·희망·요청·명령 등을 나타내며, '~하라' '~하시오' 등으로 해석하거나, 때로는 해석하지 않는다.
嘻! 亦太甚矣, 先生之言也! (《戰國策》〈趙策三〉)
아! 또한 대단히 심하구나, 선생의 [이러한] 말이!
行矣孔璋! 足下微利於境外, 臧洪授命於君親, 吾子託身於盟主, 臧洪策名於長安. (《三國志》〈魏書 臧洪傳〉)
떠나십시오, 공장(진림)이여! 그대는 나라 밖에서 이익을 구했지만, 나는 군주의 명령을 받들었습니다. 그대는 맹주(원소)에게 몸을 의탁했지만, 나는 장안에서 관리로 임명되었습니다.
昔項羽背范增之謀, 以喪其王業; 紹之殺田豊, 乃甚於羽遠矣! (《三國志》〈魏書 臧洪傳〉)
옛날 [초나라] 항우는 범증의 계략을 듣지 않아 왕업을 잃었는데, 원소가전풍을 죽인 것은 [그 실책이] 항우보다 훨씬 심하구나!
嗟乎! 師道之不傳也久矣, 欲人之無惑也難矣! (韓愈, 〈師說〉)
아, 슬프구나! 스승의 도가 전해지지 않은 지 오래되었으니, 사람들이 의혹을 없애려고 해도 어렵구나!
③ 어조사 대사인 '幾(기)' '安(안)' '焉(언)' '何(하)' 등과 어울려 의문을 나타낸다. '~인가' '~할 것인가'라고 해석한다.
今知而弗言, 則人主尙安假借矣? (《韓非子》〈定法〉)
지금 [신하가 다른 사람의 과실을] 알고도 [군주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군주는 누구에게 기대겠는가?
事將奈何矣? (《戰國策》〈趙策三〉)
일을 장차 어떻게 하려는가?
④ 어조사 문장 가운데 쓰여 멈춤을 나타내며, 해석하지 않는다.
漢之廣矣, 不可泳思, 江之永矣, 不可方思. (《詩經》〈周南漢廣〉)
한수(水)는 넓어서 헤엄쳐 건널 수 없고, 장강은 길어서 뗏목을 타고 건널 수 없구나.
[참고]
'矣(의)'와 '也(야)'는 모두 사건을 서술하는 어기를 나타내지만, '矣(의)'는 동적이고 상황을 나타내며 '이미 그러하다' '장차 그러할 것이다'란 의미로 쓰이고, '也(야)'는 정적이고 사실 확인을 나타내며 '옳고 그름'을 단정하는 데 쓰인다.
俎豆之事, 則嘗聞之矣, 軍旅之事, 則未嘗學也. (《論語》〈衛靈公〉)
제사에 관한 일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있으나, 군대에 관한 일은 아직 배운 적이 없습니다.
工師得大木, 則王喜, 以為能勝其任也, 匠人斷而小之, 則王怒, 以爲不勝其任矣.(《孟子》〈梁惠王下〉)
공사가 큰 목재를 얻으면 왕은 기뻐하며 임무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공이 잘라서 작게 만들어놓으면 왕은 화를 내며 임무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一戰而天下定矣, 不可失也! (《三國志》〈魏書 武帝紀〉)
한 번 싸움으로 천하[의 대세]가 결정될 것이니,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矣夫(의부)
어조사 '矣(의)'는 '이미 그러한' '장차 그러할'이란 의미이며, '夫(부)'는 감탄을 나타낸다. 중점은 '夫(부)'에 있고 '~이겠지' '~이다' '~인지' '~하는구나'라고 해석한다.
無禮必食言, 吾死無日矣夫! (《左傳》成公十二年)
예의가 없으면 반드시 한 말도 실행하지 아니하니, 우리가 죽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구나!
小弁之怨, 親親也, 親親仁也, 固矣夫, 高叟之爲詩也! (《孟子》〈告子下〉)
〈소반〉의 원망은 어버이를 친애한 것이다. 어버이를 친애함이 인(仁)이니, 고루하구나, 고(高) 노인의 시를 해석함이여!
事君果有命矣夫! (《呂氏春秋》〈執一〉)
임금을 섬기는 데 과연 운명이 있구나!
矣哉(의재)
어조사 '矣(의)'는 '이미 그러한' '장차 그러할'이란 의미이며, '哉(재)'는 감탄 혹은 반문을 나타낸다. ‘豈(기)' ‘何(하)' 등과 어울리면 반문을 강조한다.
豈不貧而富矣哉! (《荀子》〈儒效〉)
어찌 가난했다가 잘살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如是, 則夫名聲之部發於天地之間也, 豈不如日月雷霆然矣哉! (《荀子》〈王霸〉)
이처럼 한다면 그 명성이 천지 사이에 퍼지는 것이 어찌 해와 달과 천둥이 울리는 것만 못하겠습니까!
吾適楚, 觀春申君故城, 宮室盛矣哉! (《史記》〈春申君列傳〉)
내가 초나라에 가서 춘신군의 옛 성을 보니, 궁실이 화려하구나!
矣乎(의호)
어조사 어기를 강화하며, 감탄이나 의문의 어감이 강하다. '~이구나' '~인가' '~하느냐' 등으로 해석한다.
子曰:“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論語》〈雍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용이 덕이 되는 데 있어서는 아마도 최고이겠구나!
日我於辭命則不能也, 然則夫子, 既聖矣乎. (《孟子》〈公孫丑上〉)
[공자께서는] 나는 사명(辭命)에는 능하지 못하다고 하셨으니, 그렇다면 선생님(맹자)께서는 이미 성인이겠습니다.
昔者子貢問於孔子曰:“夫子聖矣乎!” (《孟子》〈公孫丑上〉)
옛날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성인이십니까?"
[출처: 김원중, 한문 해석 사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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