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 나갈 때 여행비에 보태라며 소액을 받았다.
어느 관료가 촌지를 받았다가 들통이 나자 이처럼 해명했다. 그런데 말을 얼버무리려다 보니 글도 얼버무려졌다. 주어와 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것이다.
이 글의 뼈대는 '내가 해외에 나갈 때 소액을 받았다'이다. 여기에 '(그가) 여행비에 보태라며'라는 말이 삽입된 것이다. 삽입된 말을 보면 주어가 '내가'에서 '그가'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주어가 바뀔 때는 바뀐 주어를 밝혀 주는 게 상례이다. 즉, 관형절이 안길 때 안은문장과 똑같은 단어가 문장 성분으로 존재하면 안긴문장에서 그 문장 성분을 생략할 수 있다.
☞ (내가) 해외에 나갈 때 그가 여행비에 보태라고 소액을 주어서 그것을 받았다.
☞ (내가) 해외에 나갈 때 여행비에 보태라는 명목으로 그가 준 소액을 받았다.
• 그는 모범 사원이라고 금일봉을 받았다.
이 문장은 '그는 금일봉을 받았다'라는 문장에 '모범 사원이라고'라는 절이 삽입된 형태이다. 이 삽입절은 본래 '회사가 (그를) 모범 사원이라고 (표창)하다'를 줄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문장은 주어가 '그는'으로 시작되었다가 '회사가'로 바뀐 후 다시 '그는'으로 되돌아온 형태이다.
따라서 온전한 문장을 만든다면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 그는 회사가 모범 사원이라고 해서 주는 금일봉을 받았다.
하지만 이 문장은 '금일봉을'을 꾸미는 말이 길어 짜임새가 없어 보인다. 형태를 바꾸어 다음처럼 표현하는 방법을 택한다.
☞ 그는 모범 사원에 뽑혀 금일봉을 받았다.
[출처: 이병갑, 고급문장수업, 학민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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