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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배우기/잘못된 문장 고치기

[잘못된 문장 고치기 2] '주어=서술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확인하라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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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B다'에서 주어 A와 B는 긴밀히 관련되어 있어 근본적인 뜻이나 중요함이 서로 같다. 그렇지 않을 때는 표현을 바꾸어야 한다. 글을 읽다 보면 비논리적인 등식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비논리적이거나 단어의 뜻이 적확하지 않은 경우에 흔히 잘못된 등식 관계가 형성된다. 

 

(<중앙일보> 김영희 칼럼: 품격 잃은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


* 2009년 10월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 김양 건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비밀 협상을 벌인 부분의 묘사는 특히 '사려 깊지 못한 이명박'의 면모를 보여 주는 사례다.
☞ 2009년 10월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 김양건 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비밀 협상을 벌인 대목에는 특히 '사려 깊지 못한 이명박'의 면모가 잘 묘사되어 있다.

 

해설) '묘사-사례'의 등식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 대목에는 이명박의 면모가 잘 묘사되어 있다.'라고 표현하면 된다. 어느 쪽이 더 이해하기 쉬운가? 글은 쉽게 써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의 한국현대사』)

 

* 보증금 10만 원에 월세 2만 원짜리 봉천동 달동네 자취방은 블록 벽돌로 지은 집이었다.
☞ 보증금 10만 원에 월세 2만 원짜리 봉천동 달동네 자취방은 블록벽돌로 지어졌다.

 

해설) '방=집'의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공부는 잘하는가, 힘은 센가, 집은 잘 사는가 따위로 말하자면 나 중 그 아이와 맺게 될 관계의 기초 자료를 모으는 셈이었다.
공부는 잘하는가, 힘은 센가, 집은 잘 사는가 따위를 묻는 것은 나중에 그 아이와 맺게 될 관계를 위한 기초 자료를 모으는 셈이었다.

 

해설) 반 아이들 입장에서는 “공부는 잘하는가, 힘은 센가, 집은 잘 사는가" 등이 기초 자료에 해당하는 것이지, 기초 자료를 모으는 것은 아니다. '묻는 것=모으는 것'의 등식은 성립한다. “관계의 기초 자료"에서 조사 '의'는 애매모호한 일본식 표현이다. '관계를 위한 기초 자료'로 바꾸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이번 책은 논리적 글쓰기 일반론이다....... 다음 책은 논술 시험 안내서다.
이번 책은 논리적 글쓰기 일반 서다....... 다음 책은 논술 시험 안내서다.

 

해설)  '이번 책=일반론'의 등식이 부자연스럽다. 그래서 ‘일반론'을 '일반서'로 바꾸었다. '이번 책=일반서'의 등식은 성립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이 언제나 초조하고 긴장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늘 초조하고 긴장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설) '초조하다'는 '애가 타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라는 뜻이므로 '마음이'를 빼는 게 좋다. '마음=긴장 상태'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긴장된 상태에 있다'라고 표현하는 게 올바르다.

 

(『대통령의 시간』)

 

이 책은 나의 대통령 시절 이야기다. 내가 이끈 정부와 정책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나의 대통령 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이끈 정부와 정책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해설) '이 책=이야기'의 등식이 왠지 불편하다. 이 책 자체가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엄격히 따지자면 이 책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작가의 문장 수업』)

 

* 글쓰기에 자신 없는 사람의 고민은 '말은 할 수 있는데 글은 못 쓰겠어!'라는 데서 오는 답답함이다.
 글쓰기에 자신 없는 사람은 '말은 할 수 있는데 글은 못 쓰겠어!'라는 데서 오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해설) '고민=답답함'이라는 등식은 부자연스럽다. '사람의 고민은'을 '사람은 답답함을 토로한다'로 고쳤다. '-의'를 주어나 목적어로 바꾸면 문장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출처: 박찬영,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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