苟(구)
① 부사 짧은 시간을 나타내며, '잠깐' '잠시'라고 해석한다.
人皆求福, 己獨曲全, 曰: "苟免於咎.” (《莊子》〈天下〉)
사람들은 모두 복을 구하는데 홀로 뜻을 굽혀 [자신을] 보전하면서 "잠시만 허물을 피하면 된다."라고 한다.
*曲全(곡전): 굽어서 쓸모없는 나무는 사람들에게 베이지 않아 도리어 온전할 수 있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인간을 비유한 말이다.
臣本布衣, 躬耕於南陽, 苟全性命於亂世, 不求聞達. (《三國志》〈蜀書 諸葛亮傳〉)
저는 본래 평민으로 남양에서 직접 밭을 갈면서 잠시 혼란한 세상에서 목숨을 보존하며 명성과 영달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何不使我得早處囊中, 以苟延殘喘乎? (馬中錫, 《中山狼傳》)
어찌하여 나를 일찌감치 자루 속으로 들어가게 하지 않고, 잠시 꾸물거려 한입거리가 되게 하는가?
* 殘喘(잔천): 얼마 남지 않은 여생, 혹은 남은 목숨
② 부사 희망·기원·추측·명령을 나타내며, '그런대로' '대체로' '바라건대' '~하시오' '혹시'라고 해석하거나 앞뒤 문장에 따라 알맞게 해석한다.
君子于役, 苟無饑渴? (《詩經》〈王風 君子役〉)
낭군께서 전쟁에 나가셨으니 혹시 굶주리고 목마르지는 않는지요?
子謂衛公子荊 "善居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論語》〈子路〉)
공자께서 위나라 공자 형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재산을 쌓아놓으며 잘 지냈다. 처음에 [재산을] 모을 때에는 '그런대로 모아졌다'라고 말했고, 다소 모아지고 나서는 '대체로 완비되었다'라고 말했으며, 풍부하게 모으고 나서는 대체로 호사스럽다'라고 말했다."
③ 부사 동작 혹은 행위가 미치는 범위를 한정하며, '단지'라고 해석한다.
苟以分異人爲高, 不足以合大衆明大分. (《荀子》〈非十二子〉)
단지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것(특이한 것)을 고상하다고 하니, 대중을 모아 큰 분별을 밝히기에는 부족하다.
古人之所謂難者, 其難苟一而已也. (柳宗元, 〈與楊京兆憑〉)
옛사람들이 어렵다고 한 것은, 그 어려움이 단지 하나뿐은 아니다.
④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약' '만일' 등으로 해석한다.
寡君以爲苟有盟焉, 弗可改也已, 若猶可改, 日盟何益? (《左傳》哀公十二年)
우리 임금은 만일 맹약을 하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날마다 맹약을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夫苟不好善, 則人將曰: “訑訑” 予旣已知之矣.” '訑訑'之聲音顏色距人於千里之處. (《孟子》<告子下>)
만일 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이함을 내가 이미 안다."라고 말할 것이니, '이이'할 때의 [자만으로 가득 찬] 음성과 안색은 사람을 천리 밖에서 거절하는 것이다.
* 訑訑(이이): 자기 지혜에 만족하여 착한 말을 좋아하지 않는 모양.
苟無歲, 何以有民? 苟無民, 何以有君? (《戰國策》〈齊策四〉)
만일 수확이 없으면 무엇으로 백성을 있게 하겠는가? 만일 백성이 없으면 누가 임금을 있게 하겠는가?
其人苟可, 其事無不可, 所求盡得, 所欲盡成, 此生於得聖人. (《呂氏春秋》<勸學>)
그 사람이 만일 옳다면 그의 일에도 옳지 못한 것이 없을 것이니, 구하는 바가 모두 얻어지고 바라는 바가 모두 이루어지는 것, 이것은 성인을 얻음으로써 생겨난다.
苟粟多而財有餘, 何向而不濟? (賈讖,〈無蓄〉)
만일 양식이 많고 재물이 넉넉하다면, 무슨 목표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
[참고]
구차하다, 대충 하다:
•其義也, 餓不苟食, 死不苟生. (《商君書》〈畵策〉) 정의에 합당하지 않으면 굶어도 구차하게 먹지 않고, 죽게 되더라도 구차하게 살려고 하지 않는다.
苟令(구령)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일'이라고 해석한다.
苟令性不邪惡, 志在陳力, 便可獎就, 騶其所任. (《三國志》〈吳諸 諸葛恪〉)
만일 성정이 사악하지 않고 재력을 다하려는 뜻이 있으면, 곧 임용을 장려하여(獎) 본래 직책에서 재능을 발휘하도록(騁) 할 수 있습니다.
苟使(구사)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약'이라고 해석한다.
苟使高氏有後, 請致邑, (《左傳》襄公二十九年)
만약 고씨에게 후사가 있으면 봉읍을 갖도록 청하겠다.
苟若(구약)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약'이라고 해석한다.
苟若不足, 爲人弟者, 求其兄而不得. (《墨子》〈節葬〉)
만약 부족하다면, 동생 된 자가 그의 형에게 구한다고 해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苟爲(구위)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약' '만일'이라고 해석한다. '苟使(구사)' 苟若(구약)'과 같다.
苟或(구혹)
접속사 가설을 나타내며, '만약' '만일'이라고 해석한다.
苟或非天子民, 尙豈天子也? (《新序》<匈奴>)
만약 천자의 백성이 아니라면 어찌 천자를 존중하겠습니까?
[출처: 김원중, 한문 해석 사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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