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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맹의길/논어집주(論語集註)

[논어집주 팔일(八佾) 3-4] 임방이 예의 근본을 묻다 / 예여기치야 영검 상여기이야 영척(禮,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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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이 예의 근본을 묻다

林放問禮之本. (임방문예지본)

임방(林放)이 예의 근본(禮之本)을 물었다(問).

 

林放, 魯人, 見世之爲禮者, 專事繁文, 而疑其本之不在是也. 故, 以爲問.

임방(林放)은, 노나라 사람(魯人)으로, 세상의 예를 행하는 사람(世之爲禮者)이, 번거로운 꾸밈(繁文)만 일삼는(專事) 것을 보고(見, 而), 그(其) 근본이(本之) 이것에 있지 않다고(不在是) 의심하여다(疑-也). 그러므로(故), 이것으로(以) 질문했다(爲問).

 

子曰: “大哉問. (자왈 대재문)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구나(大哉), 그 물음이(問)!

 

孔子, 以時方逐末, 而放獨有志於本. 故大其問. 蓋得其本, 則禮之全體, 無不在其中矣.

공자(孔子)는, 이때가(以時) 바야흐로(方)이 말단을 따르는데도(逐末, 而) 임방(放)이 홀로(獨) 근본에 뜻을 둠(志於本)이 있고(有), 그러므로(故) 그 질문을 훌륭하다고(大其問) <하셨으니>. 대체로(蓋) 그 근본을 얻으면(得其本, 則), 예의 전체가(禮之全體), 그 안에(其中) 있지 않음이 없다( 無不在-矣).

 

禮, 與其奢也, 寧儉(예여기치야영검). 喪, 與其易也, 寧戚( 상여기이야영척).” 

예(禮)는, 사치스러움(奢) 보다는(與其-也), 차라리(寧) 검소해야 한다(儉). 상(喪)은, 잘 다스려지지(易) 보다는(與其-也), 차라리(寧) 슬퍼야 한다(戚).

 

* 與其(여기)~寧(녕)~: '~하기보다 오히려 ~하다, ~하느니 차라리 ~하는 편이 더 낫다'라는 뜻의 관용어다. 與其(여기)는 '~에 비하여, ~보다는'이라는 뜻의 선택 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 其(기)가 생략되기도 하며 보통 뒤에 寧(녕)·寧其(영기)·無寧(무녕)·毋寧(무녕)·不如(불여)·不若(불약) 등이 함께 쓰인다. (논어의 문법적 이해, 류종목)

예의 근본을 묻는 임방의 질문에 대해, 공자는 예의 일반론을 이야기하고, 예 중에서 중요한 상에 대한 설명을 부연하고 있다. 예에 대한 설명에서 사와 검은 오늘날의 사치와 검약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상에 대한 설명에서 이와 척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 고주는 '이易'를 '화이和易', 즉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풀었다. 상례는 슬픈 것이 본 뜻이지 온화하고 태평하게 잘 치르는 것은 본 뜻이 아니라고 한다. 이에 반하여, 신주는 이를 '치야治也', 즉 형식적으로 잘 치러진다'라고 풀었다. 상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우선이지 질서 정연하게 잘 치르는 예를 과시하는 자리가 아닌 것이다. 예의 본질은 형식이 아닌 상황이다. 사회적 과시가 아닌 인간성의 표출이다. 외면적 허례가 아닌 내면적 슬픔이 먼저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易, 治也. 孟子曰: “易其田疇” 在喪禮, 則節文習熟, 而無哀痛慘怛之實者也. 戚, 則一於哀, 而文不足耳. 

이(易)는, 다스림이다(治也). 맹자에: 그 밭두둑(其田疇)을 다스린다(易)고 했다. 상례에 있어서(在喪禮), 곧(則) 예절(節文)이 익혀 숙달되면(習熟, 而) 애통하고 참담한(哀痛慘怛之) 실상이(實者) 없다(無-也). 척(戚)은, 바로(則) 슬픔에(於哀) 집중해서(一, 而) 꾸밈이 부족한 것이다(文不足耳). 

 

禮貴得中, 奢易則過於文, 儉戚則不及而質, 二者, 皆未合禮. 然, 凡物之理, 必先有質而後有文, 則質乃禮之本也.

예(禮)는 중을 얻기(得中)를 귀하게 여기니(貴), 사치스럽고 잘 다스려지면(奢易則) 문에 넘치고(過於文), 검소하고 슬프면(儉戚則) 미치지 못하고(不及而) 질박하니(質), 두 가지(二者)가, 모두(皆) 예에 맞지 않다(未合禮). 그러나(然), 무릇(凡) 사물의 이치가(物之理), 반드시(必) 먼저(先) 질이 있고(有質) 나서야(而後) 문이 있으니(有文), 곧(則) 질은 곧(質乃) 예의 근본이다(禮之本也).

 

○ 范氏曰: “夫祭, 與其敬不足而禮有餘也, 不若禮不足而敬有餘也, 喪, 與其哀不足而禮有餘也, 不若禮不足而哀有餘也. 

범씨가 말하기를: 무릇(夫) 제사는(祭), 공경(敬)이 부족하고(不足而) 예가 남음이 있는 것(禮有餘)이 보다는(與其-也), 예가 부족하고(禮不足而) 공경이 남음이 있는 것이(敬有餘也) 낫다(不若), 상례(喪)는, 슬픔이 부족하고(哀不足而) 예가 남는 것(禮有餘也) 보다는(與其), 예가 부족하고(禮不足而) 슬픔이 남음이 있는 것이(哀有餘也) 낫다(不若). 

 

禮失之奢, 喪失之易, 皆不能反本而隨其末故也. 禮奢而備, 不若儉而不備之愈也, 喪易而文, 不若戚而不文之愈也. 儉者, 物之質, 戚者, 心之誠. 故爲禮之本.”

예가(禮) 사치에 대해(之奢) 잃고(失), 상(喪)이 다스림에 대해 잃는(失之易) 것은, 모두(皆)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不能反本而) 그 말단을 따르기(隨其末) 때문이다(故也). 예가 사치스럽고(禮奢而) 갖춰진(備) 것이, 검소하고(儉而) 갖추지 못한 것이(不備之) 뛰어남(愈) 보다 못하고(不若-也), 상이(喪) 다스려지고 꾸민(易而文)이, 슬퍼하고(戚而) 꾸며지지 않은(不文之) 뛰어남(愈) 보다 못하다(不若-也). 검소한 것이(儉者), 물의 바탕이고(物之質), 슬퍼함이(戚者), 마음의 정성이다(心之誠). 그러므로(故) 예의 근본(禮之本)을 이룬다(爲).”

 

* 禮失之奢, 喪失之易: 之가 동작이나 행위가 발생하는 때 직접적인 대상을 끌어내는 용법이 있다. '~에 대해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문맥에 따라 간혹 해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楊氏曰: “禮, 始諸飮食, 故汙尊而抔飮, 爲之簠簋籩豆罍爵之飾, 所以文之也, 則其本儉而已, 喪不可以徑情而直行, 爲之衰麻哭踊之數, 所以節之也, 則其本戚而已. 

양씨가 말하기를: 예(禮)는, 음식에서(諸飮食) 시작하고(始), 그러므로(故) 웅덩이(汙)가 그릇이 되어(尊而) 움켜 마시다가(抔飮), 보궤와(簠簋), 제기(籩豆), 술잔의(罍爵之) 꾸밈(飾)을 만든 것이(爲之), 그것을 문식한(文之) 것이고(所以也), 곧(則) 그 근본은(其本) 검소함일(儉) 뿐이니(而已), 상례는(喪) 곧바로(徑) 감정을 드러내서(情而) 바로(直) 행할(行) 수 없으니(不可以), 상복(衰麻)과 곡(哭) 발구르기의(踊之) 수를(數) 만든 것이(爲之), 그것을 절제하는(節之) 것이고(所以也), 그렇다면(則) 그 근본이(其本) 슬픔일(戚) 뿐이다(而已). 

 

周衰, 世方以文滅質, 而林放, 獨能問禮之本, 故夫子, 大之而告之以此.”

주나라가 쇠하고(周衰), 세상이(世) 바야흐로(方) 문으로(以文) 질을 멸해서(滅質, 而) 임방이(林放), 홀로(獨) 예의 근본을(禮之本) 물었고(能問), 그러므로(故) 선생님이(夫子),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고(大之而) 이것으로(以此) 그에게 일러주셨다(告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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